Artist Statement
2020
조형연구 프로젝트 | Visual Study Project

일상 속에서 성스러움이라 정의될 수 있는 존재 및 대상들에 관한 진지한 사유를 바탕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본인은 최근 어린 아이(자녀)가 시시각각 벌이는 놀이의 ‘소우주’에서 잊혀졌던 조형적 감각을 되찾고 새로움의 마법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무모함에 가까울 정도로 대상을 관찰하고 의미부여를 하고, 애정을 갖게 된 순간 다가왔다.

본 프로젝트는 믿음과 종교(신앙)라 일컬어지는 것들에 대한 단상이자 새로운 가치 정립에 목표를 두며, 동시에 그와 같은 맥락의 연장선상이자 최근 작업 주제인 ‘육아 일기’를 통하여 해당 작품들의 당위성을 보여준다. 이번 작품들은 본인의 현재 진행중인 일상 속 관찰과 육아의 경험을 토대로 그저 그런 육아 일기처럼 치부되기 쉬운 반복되는 현실과 일상을 예술가이자 아빠의 섬세한 발견을 거친 창작을 통하여 삶의 성스럽고도 숭고한 의미를 재발견하게 할 것이다.

회화 작품 ‘만찬(가장 배부른 식사) 시리즈’는 3세 딸이 소꿉놀이용 장난감으로 아빠에게 차려준 아이의 밥상을 통하여 성스러운 의미를 상기시키며, 단순하고도 강렬한 원색의 장난감 고유의 색채가 주는 미묘한 미감을 통하여 조형성과 회화적 가능성을 깨닫게 된다.

‘순교자-엄마와 아가’ 시리즈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유아의 심리상태와 관심사를 관찰하고, 반복된 유아의 의미 부여와 놀이 행위로 인하여 비롯된 명을 다하거나 절단된 유명 장난감의 운명이나 생각지도 못한 기이한 포즈(제스처)를 포착하여 이콘(icon)화와도 같이 기념비화하였다. 이 작품은 유아가 인형이나 장난감 등의 명칭과 역할을 자의적으로 설정하고 의인화하여 고유의 개별적 의미를 부여하면서 놀이하는 일종의 상황극과 같은 연출의 패턴을 수개월에 걸쳐 관찰하고 촬영 및 녹음한 것에 기인하였다. 이들을 편집하여 주로 낯선 언어(의성어와 의태어 포함)의 사운드 효과와 함께 회화와 설치의 형태로 공감각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이를 통하여 놀이가 파생하는 상징적 개념과 사회적 의미와 종교적 아우라를 체험한다.

이처럼 작가가 처해진 일상 속 시시각각의 신성하고도 세속적인 삶의 궤적이 창작에 의하여 뚜렷한 흔적으로 기록되고 남겨지는 자연스런 출현 과정을 공유하고자 한다. 평범한 한 가정의 부모로서의 일상의 이면에 존재하는 대상에 관한 사유의 각별함은 마치 종교적 순교자들처럼 제의적 전시 효과를 통하여 관객에게 제공되며 결국 믿음과 도리, 종교와 신앙, 이념과 사상, 삶과 죽음, 성스러움과 세속적인 것들 모두는 우리들 마음이 빚어낸 산물이자 하나의 세계임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특히,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이라는 틀에서의 세부적인 일상이 하나의 종교가 된 순간들을 포착하고 삶에 관한 성스러운 의미를 저마다 되새겨 보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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