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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이콘: 게임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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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아트스페이스휴 큐레이터) 2025

네오 이콘: 게임 모드
NEO ICON: GAME MODE
조현익 개인전
2025.9.3-9.30
아트스페이스 휴
경기도 파주시 산남로 37-9 

예술과 삶의 간극과 종교와 현실의 충돌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예술과 예술가의 삶이 분리되지 않는 것처럼, 종교적 신념과 현실의 염원 역시 아이러니한 방식으로 공존한다. 예술과 예술가의 삶이 다르지 않다고 여겨지는 경우 우리는 진정성을 이야기하고 종교적 신념이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경우 우리는 성인(聖人)을 이야기한다.


조현익 작가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제는 단연 성스러움일 것이다. 그가 추구하는 성스러움은 일상으로부터 예술을, 현실로부터 종교를 발견하는 일이었다. 2005년 개인전 [플래시]부터 2025년 [네오 이콘]까지 20년간 조현익 작가가 그린 그림의 대상은 늘 그의 주변 가까이에 있었다. 가장 비종교적인 대상의 평범한 일상이 성화의 숭고한 성스러움을 대신하는 키치적 즐거움을 우리는 그의 작업을 통해 경험할 수 있었다.


조현익 작가는 2015년 무렵 출산과 육아를 경험하면서 본격적으로 일상의 순간을 작업으로 길어 올리기 시작했다. 100일된 아이의 모습은 아기 석가모니의 결연함으로(믿음의 도리-탄생 II, 2016),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의 모습(믿음의 도리-탄생, 2017)은 피에타의 숭고함으로 치환되었다. 블록과 카봇의 형상으로 만든 탑(다봇탑, 2018)과 아이들의 약병 사진(약사여래불곰, 2020)을 거쳐 <조형연구>와 <네오 이콘: 만찬>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작업은 자녀들의 성장의 흔적을 남긴 기록화이자 일상을 숭고함으로 끌어올린 일종의 종교화로 기능한다.


이번 전시 [네오 이콘: 게임 모드]는 2024년 이후 조현익 작가가 실행하고 있는 [네오 이콘] 시리즈의 새작업이다. 이전 작업에서는 철이나 금(벽지)를 사용하여 현실과 대비되는 배경을 설정하여 종교화의 과장됨을 연출하였다면 [Neo Icon: 가족사진-빅겜고수와 암흑물질 소총], [Neo Icon: 가족사진-빅겜고수와 친구들]은 아이들이 즐겨하는 로블록스 게임 속 화면을 그대로 배경으로 재현하였다. 아이들의 손에는 저마다 화려한 총이 들려있는데 이는 게임에서 사용되는 총을 아이들이 종이로 직접 만든 것으로 현실과 가상을 절묘하게 교차시키고 있다.


“두 아이와 함께한 아파트 거실 속의 생활이 자연스런 삶의 터전이 되어 버린 지 오래 전 일이고, 그 소우주 안에서 하루에도 생각보다 많은 사건과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수많은 장난감 더미에서 회화성과 조형성을 발견해내기도 하고, 갓 말을 하기 시작한 아이들의 언어에 신비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유아용 약병의 기이한 마스코트에서 종교성을 감지하기도 하며, 한 번도 실체를 볼 수 없는 변신 로봇과 원시 시대의 공룡은 어린이용 TV와 장난감에 수도 없이 부활한다. 부모의 도리를 다하는 마음으로, 관찰자이자 발견자가 된 것처럼 삶에 관한 의미를 되새겨 본다.” (작가노트)


조현익 작가는 사적인 경험인 결혼, 출산, 육아의 과정에서 체득한 경험을 기반으로 삶과 예술, 일상과 작업을 따로 분리하지 않고 삶과 일상을 그대로 작업으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성화의 방식을 필연적으로 채택했다. 그 필연성은 출산과 육아의 경험으로부터 알게 된 부모의 희생이라는 보편적 가치에서 종교적 숭고함을 발견한 것과 관계한다. 대체로 예술에 있어 숭고미는 초월적 대상으로부터 부여되는 것이었으나 조현익 작가의 작업은 숭고의 대상을 가장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것으로 옮겨 놓음으로서 숭고의 미학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글_김현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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